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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이라는 조직에 입사하게 되면 누구나 승진평가라는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예전처럼 누구나 임원이 되기를 바라는 시대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승진은 회사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는 기준이자, 나의 소득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든든한 도구로써 많은 사람들이 바라 마지않습니다.

     

     

    회사 후배들을 보면, 이 승진에 대해서 오해하거나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 내 승진을 학교에서 보면 시험이나 수행평가처럼 여긴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회사는 학교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조직이고, 따라서 승진평가에 대한 이해 역시 달라져야 합니다.  특히 과장 이상 간부로 승진하는 경우 그 차이가 더욱 심합니다.

     

     

    일반 대기업을 기준으로 생각해봅시다. 한 사람이 신입사원으로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대략 다음과 같은 순서로 승진의 계단을 올라타야 합니다.

     

    사원 ⇨ (주임) ⇨ 대리 ⇨ 과장 ⇨ 차장 ⇨ 부장 ⇨ 임원

     

     

    만약에 한 회사에 100명의 신입사원이 들어왔다고 한다면, 그 중 저 승진의 계단을 끝까지 오를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아마 1~2명 정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9명일 가능성이 오히려 높을 수도 있습니다.

     

     

    100명의 신입사원이 입사를 한 경우 시기의 차이는 있겟지만 결국 어디까지 승진을 하게 되는가를 확인해보면 아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원 100명 ⇨ 주임 70명 ⇨ 대리 50명 ⇨ 과장 30명 ⇨ 차장 20명 ⇨ 부장 10명 ⇨임원 1명 

     

    절대적인 숫자가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단계는 주임 단계입니다. 입사 후 2~3년이 지나면 보통 주임(주임 직급이 없을 경우는 대리)으로 승진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매년 약 10%의 신입사원이 퇴사를 결심합니다 결국 3년간 한 조직에서 버틴다면 1단계 승진은 거의 대부분 통과하게 되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입사 후 1단계 승진은 100% 자신의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나의 통제를 벗어난 운의 영향은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결심만으로 승진이 결정되는 단계입니다.

     

     

    입사 5~6년차에 맞게 되는 2단계 승진의 경우부터는 상황이 조금 달라집니다. 이때부터는 점차 승진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적으면 10%, 많으면 30% 정도의 인력이 2단계 승진에서 탈락합니다. 이 경우 승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주위의 평판입니다. 여기서 주위는 본인의 직속 상사의 평가도 포함되지만, 동료들이 내리는 평판 역시 무시 못할 정도로 작용합니다. 상사는 그 사람의 실력이 기준 미달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동료는 그 사람이 같이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일할 수 있는지(커뮤니케이션 능력)를 판단합니다.

     

     

    입사 후 8~9년 즈음 지나게 되면 드디어 간부 단계로 승진을 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보통은 과장 단계부터 간부로 인정되는데요. 과장 진급 시점이 입사 후 약 8~9년 정도되는 시점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승진의 계단을 오르는 것이 좀 더 미묘해집니다.

     

     

    앞서 1단계 주임 승진, 2단꼐 대리 승진까지는 내가 이 계단을 오를 수 있느냐 없느냐는 판가름하는 기준은 거의 100% 본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1단계 주임 승진은 본인의 의지와 결심에 달려있고, 2단계 대리 승진은 기본적인 실무역량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본인의 능력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3단계 과장 승진부터는 사정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과장 승진도 대리 승진처럼 능력을 기반으로 평가 하지만 대리 승진 평가가 그 사람을 승진에서 누락시켜야 하는 실력상의 결격 사유를 평가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면, 과장 승진은 팀장 입장에서 내가 이 사람과 계속 같이 가고 싶을 정도로 실력이 있는가를 평가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대리는 떨어트릴 이유가 없으면 승진하는 거고, 과장은 반드시 같이 일하고 싶은 이유가 있어야 승진하는 겁니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묵묵히 하던 분들이 혼란을 겪게 되는 지점이 여기서부터 입니다. 지금까지는 시키는 일만 묵묵히 하더라도 상사나 주변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과장 승진 대상이 되면서부터는 본인에 대한 평가가 점차 야박해지기 시작합니다. 정작 본인은 변한게 없는데 말이죠. 묵묵히 지시받은 일은 하신 분들은 분명 업무의 품질도 안정적인 것이고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 사람들입니다. 대리 승진까지는 회사 입장에서 떨어트릴 이유를 찾기 힘든 분들이지요. 하지만 과장은 팀장이 꼭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뽑는 것입니다.

     

     

    9가지 일을 잘 못하더라고 단 한가지 일을 대체불가능할 정도로 잘한다면, 그리고 그 일이 팀장에게, 그리고 회사에게 중요한 일이라면, 그 사람은 과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10가지 일을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하는 정도로만 한다면 그 사람은 과장 승진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선배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야, 회사 내에서 뭔가 한가지는 제일로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 이건 누가 제일 잘해? 라고 누군가 물으면 네 이름이 나올 수 있도록 너만의 필살기를 가질 수 있게 노력해봐"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때 그 선배(그 당시 대리였습니다.)는 과장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제게 이야기해준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본인이 그 당시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던 조직의 생리였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