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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중에는 한자어가 많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익숙한 단어더라도 막상 그 뜻을 잘 모를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뜻을 확인해보면, 평소 너무 자주 쓰던 우리말 표현이라서 놀라는 경험을 할지도 모릅니다.

     

     

    '비견'도 그런 단어 중 하나입니다. '서로 비슷한 지위나 힘을 가지다'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흔히 '어깨를 견주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이때 '어깨를 견주다'는 말의 한자어가 바로 '비견'입니다. '그의 역할은 사실상 회장의 역할과 비견된다.' 등과 같이 사용되지요.

     

     

    간혹 비견되다와 비교되다를 혼동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견과 비교의 의미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은 '비견'과 '비교', 이 2가지 한자어를 서로 비교해서 서로의 뜻을 명확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01 비견과 비교는 어떤 한자로 만들어진 단어인가요?

     

    비견(比肩)은 견주다는 의미를 가진 비(比)와 어깨라는 의미를 가진 견(肩)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어깨를 견주다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교는 견주다는 의미를 가진 비(比)와 역시 견주다는 의미를 가진 교(較)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한자 단어 중에는 비슷한 의미를 가진 한자를 합쳐서 그 의미를 강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교가 그런 경우입니다. 둘 이상의 사물을 질이나 양 따위에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해 서로 대어 보다(표준국어대사전)는 의미입니다. 

     

     

    02 비견이란 어휘의 쓰임새

     

    비견되다와 비교되다의 차이를 예문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예문 01 - 그가 이룬 성과는 과거 위인의 업적에 비견되곤 한다.

    예문 02 - 그가 이룬 성과는 과거 위인의 업적과 비교되곤 한다.

     

    예문 01의 경우는 '그의 성과'의 뛰어남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성과가 매우 뛰어나서 과거 위인들의 그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지요. 반면, 예문 02는 '그의 성과'가 일부분 뛰어난 점은 있지만 과거 위인들의 그것과 견주어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비견은 기본적으로 대상을 추켜세워주기 위한 것이고, 비교는 차이점을 밝혀내기 위한 것입니다.

     

     

    예문 03 - 그의 작품에 비견되는 작품은 없다. (O)

    예문 04 - 그의 작품과 비교되는 작품은 없다. (△)

     

    예문 03의 경우 '그의 작품'이 너무 훌륭하여 감히 견줄만한 대상을 찾을 수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더할 나위 없는 극찬의 표현이지요.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와 '비견'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립니다. 반면 예문 04의 경우, 칭찬을 하는 건지 악평을 하는 건지 의미가 애매합니다. '그의 작품'이 다른 작품의 비교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매우 형편없는 작품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적합한 표현입니다.

     

     

    예문 05 - 나는 엄마친구 아들과 비교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O)

    예문 06 - 나는 엄마친구 아들과 비견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X)

     

    예문 05는 나보다 훌륭한(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엄마 친구 아들과의 차이를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못마땅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본인이 엄마 친구 아들에 비해 못난 부분을 계속 지적받는 상황인 거죠. 반면, 예문 06은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어깨는 견준다는 표현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표현입니다. 하지만 문맥 상 엄마 친구 아들은 정말 비교되고 싶지 않은 못난이인 걸로 보입니다. 이 경우 비견되다는 표현은 매우 고차원적인 빈정댐이거나 잘못된 표현입니다. 

     

     

    04 마무리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두고 서로 비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사람은 이런 면이 좋고, 저 사람은 이런 면이 부족하고 등 다양한 평가를 하곤 합니다. 그러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자신은 그들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라는 우월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남들과 비교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남들을 비교하기 보다는 각자의 우상과 비견될 수 있도록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에 조금 더 힘을 쏟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