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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며 마음 속에 품는 한자성어 한가지
제가 사회생활을 이제 막 시작했을 무렵, 한 선배가 저에게 마음에 담아두라면서 한 이야기를 건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상대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의 한자성어입니다. 회사 생활은 이제껏 지내왔던 학교라는 사회와는 다르게 이해타산을 중심으로 인간관계가 펼쳐지는 무대이다 보니, 모든 사람의 입장이 다르고 각 사람의 생각도 같을 수 없다고, 그래서 항상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말은 힘이 있다고, '역지사지'라는 말을 마음 한편에 담아두고나니 회사 내에서 갈등이 생기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에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질 수 있었고, 저에게 많은 도움이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선배에게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해나가면서 저에게도 후배라는게 생기고, 사회생활에 대한 이런저런 조언을 하게 되는 기회가 생기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나도 과거의 그 선배처럼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곤 했습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해주면 이 친구들이 회사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모아진 결론이 바로 '삼싱성호(三人成虎)'라는 한자성어였습니다.
삼인성호의 유래
중국 전국시대에 위나라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위나라 왕은 자신의 아들인 태자를 타국에 볼모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태자를 홀로 보낼 수 없던 태자는 방총이란 대신을 태자와 함께 보내기로 했습니다. 출발에 앞서 하직 인사를 하러 임금을 찾아온 방총이 임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전하, 사람들이 지금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대낮에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나다니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누가 믿겠소?"
"혹시 또 다른 사람이 들어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래도 믿을 수 없소."
"만약에 세번째 사람이 들어와 역시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이야기하면 그때도 믿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렇다면 믿을 수 밖에 없겠지."
이 말에 방총이 간곡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전하, 대낮에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날리 없다는 사실은 어린아이도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세 사람이 하나같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호랑이는 나타난 것이 되고 맙니다. 이제 제가 먼 타국으로 태자를 모시고 떠날텐데, 제가 조정을 비우고 나면 저에 대해 이런저런 험담을 할 사람이 세명 이상 나올 것입니다. 아무쪼록 임금께서는 명민하게 판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위왕은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테니 걱정하지 말고 태자를 잘 보필해달라고 하며 방총을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몇년 후, 태자가 위나라로 돌아오지만 방총은 결국 조정에 다시 발붙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간동안 방총을 시기하는 신하들이 위왕에게 여러번 방총에 대한 험담을 하였고, 위왕은 결국 방총을 멀리하게 되고 만 것입니다.
사회 속에서 겪는 3의 법칙
EBS에서 한가지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 한복판에서 어떤 사람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주위를 지나가지만 아무도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다 한 사람이 더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 2명의 참가자는 모두 EBS에서 설계한 실험의 일부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번쨰 참가자가 앞선 두 사람 곁에서 똑같이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갑자기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늘을 쳐다보기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하늘에는 별다른 볼거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고개를 내리지 못하고 한참을 하늘 이곳저곳이 두리번거립니다.
회사생활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서 이루어집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의 의견이나 관심이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리곤 합니다. 어제는 반대하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주변에 세사람이 동의하면 은근슬쩍 자신의 입장이 바뀝니다. 처음에는 관심없던 이슈도 세번정도 반복해서 듣다보면 중요한 이슈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현상은 나한테도 적용되고, 상사한테도 적용되고, 옆팀 팀장에게도 적용됩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명확하고 명쾌한 원인을 찾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모든 일은 원인은 하늘을 바라본 세명의 사람처럼 별거 아닌 우연이 겹치면서 일어났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의견이 같은 세명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면서 회사 내 기류가 바뀌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별거 아닌 이유로 회사 내에서 의견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만들 수도 있는 겁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세 사람만 모이면 아무 일도 없던 화창한 대낮에 호랑이도 만들어내어 모든 사람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닌 겁니다.